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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종합

[오피니언]   혼자가 아닌 가족이 만들어 가는 작은 사회, 가정

  • 호수 2025년 부산교육신문 2호
  • 조회수 18
  • 작성자 총관리자
오피니언

혼자가 아닌 가족이 만들어 가는 작은 사회, 가정

이희재 학부모교육기자

4월의 흐드러진 벚꽃을 보고 봄기운을 느끼고 떨어지는 꽃잎을 잡아보며 5월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5월이 오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쉬는 날이 많아 웃음이 퍼지는 달이기도 하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족을 위한 기념일이 많아 '가정의 달'로 불리는데 그렇다면 가정이란 무엇일까? 한자로는 집家 뜰庭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행복한 공간이자 보금자리이다. 그만큼 가정은 행복한 가족을 지키기 위한 큰 성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위해 가정의 울타리는 높고 튼튼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본인들의 친구들을 자주 만나러 가지 않았고 동네사람들과의 아주 작은 계모임 정도만 하는 정도였다. 그 당시엔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은 친구가 많이 없네? 신기하다. 나는 친구가 많은데… 내가 성격이 좀 좋지!' 식당을 갈 때도, 멀리 여행을 갈 때도 우리 가족 5명이서 짐을 이고 지고 갔던 기억이 난다. 다른 가족이 없어도 하하 호호 웃고 떠들며 잘 놀고 잘 싸우고 잘 마무리했었다. 부모님은 그 때 나에게 작은 사회를 만들어 주셨던 것 같다. 그 사회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알고, 도덕적 가치관을 형성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도 이제 그때의 따뜻했던 가족의 울타리를 기억하며 부모로서 작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엔 시행착오가 많았다. 첫째 아이가 4살 무렵 가정주부로 살기엔 인생이 너무 길다며 집문을 박차고 나와 무리한 스케줄로 일을 시작했다. 시부모님이 아이의 등하원을 도맡아 해주셨지만 나는 시간에 쫓겨 일도 제대로 못하고 육아도 제대로 못하고 집안은 엉망이 된 채로 부부 싸움을 하기 일쑤였다. 나는 행복을 다른 사회에서 찾으려고 했다. 일을 통해서 돈과 명예를 찾으려 했고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남편이 이야기했다.

"집은 우리만의 작은 세상이고 아지트인데 당신은 없고 나와 아이만 있는 느낌이야. 언제 돌아와 줄래?" 그 말을 들었을 때 차가운 얼음덩어리가 내 머리에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엄마이자 커리어 우먼으로 잘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가정이라는 공간 밖에서 나만의 성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의 한마디가 울림이 컸다.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1년간 비웠던 작은 세상에 다시 돌아왔고 둘째도 태어나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왔고 현재도 행복한 울타리를 지키는 중이다.

가족, 가정과 관련된 글귀를 찾던 중 눈에 띄는 글이 보였다. 괴테는 '왕이건 농부이건 가정에서 평화를 찾아낼 수 있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라고 했다. 이를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근본적인 공간은 가정이며 가정 안에서의 안정감과 소속감을 통해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면이 강하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가정과 일의 균형이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국가를 잘 다스리는 왕이라도 가정이 불안정하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가정과 일의 조화를 이루려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즘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가정은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안식처이자 행복한 쉼터이다. 이 쉼터에서 가족 간의 사랑을 느껴보고 대화하며 서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면 어떨까 싶다. 5월에 그저 쉬는 날이 많다고 가벼이 지나가기보다는 가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가정에 평화를 빈다.

  • 이희재

    학부모교육기자
부산교육신문에 기재된 기고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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