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나고 학교에서 배우게 될 것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뛰는 저는, 지난 11년 동안 누구보다 학교를 재밌게 다니는 중입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간 뒤로는 그 설레는 매일 속에도 걱정이 생겼습니다. 교실에 있으면 자주 들려오는 선생님에 대한 불만, 힘 빠지는 수업 분위기….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이런 환경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 불안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저만의 설렘을 지켜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교육 현장의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여러 해결 방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어떤 노력도 의미가 없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행복한 학교, 설레는 수업,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 여러분이 노력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배우고자 하는 태도 가지기. "학교에서 배우는 게 없어."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 언제 쓰겠어?"라는 말들. 하지만 교사가 아무리 `좋은 수업'을 준비해도 학생이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문제는 `흥미 없는 내용'이 아니라 바로 배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 상태'입니다.
저는 이런 `마음 상태'를 만들기 위해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하곤 했습니다. 수업 시간 동안은 선생님을 학교 밖에서 처음 만나 대화하게 된 사람이라고 상상하고 선생님의 말씀을 대화처럼 느껴보는 겁니다. 그 순간 일방적인 소리처럼 느껴지던 수업이 내가 반응해야 하는 쌍방의 소통이 됩니다. 보는 시각을 조금만 달리해도, 마음가짐을 조금만 달리해도 학교는 무한한 배움의 공간이 됩니다.
둘째, 교사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기. 바람직한 학생-교사 관계는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과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온 저의 경험으로는, 학생이 먼저 소통하려고 노력하면 선생님과 사무적이었던 관계를 극복하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열정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선생님은 저에 대한 신뢰를 쌓으시고, 선생님들께 자주 찾아가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도 조언을 구하는 등 저도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더 나은 학교생활에 대해 많은 선생님과 같이 고민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모든 선생님은 학생들이 잘되길 바라고 계신다.'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뭐든지 배우고자 한다면 모든 선생님께서 도와주고 싶어 하십니다. 선생님들의 마음을 믿고 배움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분의 학교생활도, 마음도 풍성해져 있을 것입니다.
셋째, 친구들에 대해 함께 성장하는 동료라는 유대감 갖기. 저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흔히 문제 학생이라고 불리는 친구들의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편견 없는 시선으로 대했을 때 그 친구들도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엔 모두가 친구라는 것을 느꼈고, 진정한 `포괄적인 교실'의 중요성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처럼 조금은 삐걱거릴지 몰라도 모두가 같이 성장하는 교실을 늘려가는 것이 교육공동체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방법이 요구하는 것은 `사랑'과 `애정'입니다. 배움에 대한 애정, 학교에 대한 애정, 선생님에 대한 애정, 친구들에 대한 애정….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에게 애정을 가지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고, 진심 어린 소통하는 성숙한 부산교육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교육신문에 기재된 기고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