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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종합

[오피니언]   포노 사피엔스에게 주는 호모 사피엔스의 노하우

  • 호수 2025년 부산교육신문 1호
  • 조회수 38
  • 작성자 누리집관리자
오피니언

포노 사피엔스에게 주는 호모 사피엔스의 노하우

이지현 센텀중학교 교감

스마트폰과 관련하여 학교에서는 매일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스마트폰으로 친구를 함부로 촬영해서, 장난치다가 스마트폰을 파손해서, 보관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분실해서….

대체로 남학생들은 온라인 게임 때문에, 여학생들은 SNS상에서 서로 주고받는 험담 때문에 학폭까지 간다.

학교폭력 신고 내용 중 `사이버폭력'은 최근 1∼2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하지 않아 서로 맞고소하는 일도 흔하다.

학부모는 스마트폰 사용 문제의 해결책으로 스마트폰을 일정 기간 압수하거나, `다시는 사주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과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빼앗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은 아이들에게 이미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을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라 명명한지 이미 오래이지 않은가!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와 스마트폰 때문에 한바탕 실랑이를 해봤을 것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것을 아이들의 자제력 부족만으로 나무라기엔 스마트폰 속 세상은 너무나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우리 아이들은 온라인 세상 속에서 활동하고 대화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빼앗을 것이 아니라 온라인 세상에서 제대로 사람을 사귀고, 협업하며 자신을 펼칠 수 있도록 올바른 온라인 소통 방법을 익히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공을 찰 수는 있지만 제대로 배우면 원하는 방향으로 더 세게 잘 찰 수 있듯 스마트폰의 사용도 제대로 배우면 훨씬 유용한 방향으로 더 잘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학폭까지 이르게 하는 아이들의 과격함은 온라인이 주는 익명성 때문일 것이다. 익명성이 주는 `자유로움'은 자신을 더 잘 드러내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이런 익명의 공간 속 나의 또 다른 자아를 관리하고 책임져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기본은 바로 온라인상에서의 나의 발자취를 잘 관리하는 일이다.

최근 심각한 문제로 급부상한 `딥페이크'도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쓰는 사람의 문제다. 딥페이크 기술을 잘 활용하면, 옷이나 모자 등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직접 입고 착용해 보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고, 역사 속 인물들을 생생하게 다시 재현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는 발달한 기술의 긍정적인 활용 방법을 먼저 배우게 하고 좋은 방향의 활용 사례를 더 많이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댓글이나 게시물을 작성하기 전에는 항상 다른 사람에게 상처나 불편을 주는 내용은 없는지 검토하도록 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출처를 살펴보고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상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나의 이력서를 만든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온라인 세상이라 하여 현실과 완전히 다른 별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실에서처럼 온라인 세상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함께 산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며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 좋은 일은 나누고 나쁜 일은 덜어내고자 하는 태도는 온라인 세상에서도 중요한 가치가 된다.

그들이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인지는 몰라도 그들에게도 수년간 함께 살아오기의 달인인 호모 사피엔스의 노하우는 꼭 필요할 것이다.

  • 이지현

    센텀중학교 교감
부산교육신문에 기재된 기고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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