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후 하교시간이 당겨졌는데,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는 고민이 커요.”
새해마다 초등학교 통지서를 받은 맞벌이 부부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유치원 하원시간에 비해 초등학교 입학 후 하교 시간이 5시간 가량 앞당겨지다보니 ‘돌봄 공백’으로 인한 부담이 벽으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신도시, 대규모 아파트 지역은 수요에 비해 돌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늘봄학교 전격 시행…304교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지난 1월 23일 올해부터 부산 전체 304개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전격 시행하고, 돌봄 희망 학생을 전원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우선 1학년 희망 학생을 전원 수용함과 동시에
2학년 희망 학생도 대부분 수용이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도까지는 1~3학년 희망 학생을 전면 수용할 계획이다.
총 504실 증실…돌봄공간 확보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따른 부족한 돌봄 공간 확보를 위해 학교 내 돌봄교실을 384실 증실하고, 학교 내 돌봄 공간이 부족할 경우 직속기관, 지자체, 대학, 사립유치원 등을 활용하여 지역 연계 돌봄시설을
120실
증실한다. 그럼에도 공급이 부족한 일부 아파트 밀집 지역 등에는 아파트 공간 활용 등을 통해 임시 돌봄을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모듈러를 설치하여 희망 학생 모두에게 돌봄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인
돌봄 공간
확보를 위해 신설 및 개축 학교에 의무적으로 돌봄 시설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학습형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부산광역시교육청은 단순 돌봄뿐만 아니라 ‘부산 학습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까지 책임진다. 모든 돌봄교실에서 도서를 100권씩 비치하여 독서 습관, 사고력, 창의력을 길러주고 돌봄과 함께 독서, 놀이,
스포츠
활동과 연계한 학습력 성장 프로그램 및 3R’s 기초학력 프로그램, 부산말하는영어 1.1.1. 등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향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1학년은 매일 2시간의 학습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수강할 수 있다. 4~6학년 대상으로는 대학 및 지역기관의 우수한 인력과 시설을 활용해 챗GPT로 금융 배우기, 수학으로 배우는 인공지능 등 학습적 요소가 연계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한다.
24시간 돌봄센터 확대 구축
긴급 돌봄이 필요한 3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언제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24시간 돌봄센터’ 운영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도서관, 교육청, 민원실, 마을회관 등을 이용해 시간제 돌봄 형태로 운영 중인 7개의 돌봄센터를 올해 말까지 총 30개(시민도서관, 중앙도서관, 사립유치원 등)로 확대할 예정이며 향후 부산시에서 운영중인 부산형 열린 365 시간제 어린이집과도 일원화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실질적인 늘봄 운영 지원
늘봄학교의 확대가 교직원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행정지원인력을 지원한다. 우선 초등 5교 당 1명 기준으로 채용 진행 중이며 2024학년도 1학기 내에 2교 당 1명 배치, 하반기에 1교 당 1명
확대까지
검토 중이다. 늘봄학교의 전반적인 관리를 위한 늘봄 학교 매니저도 2024학년도 1학기 내 5교 당 1명 배치할 계획이다.
돌봄 교실 증가에 따라 돌봄전담사 인력도 추가로 배치하고 기존의 배치 기준을 완화한다. 돌봄 아동이 없는 시간은 돌봄전담사의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등 탄력 근무를 활성화한다. 또한 학교행정지원본부에서 행정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존에 수기로 진행하던 돌봄 수요 조사 및 돌봄 신청을 전자화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한다.
지역연계기관 돌봄 지원
지역 연계 늘봄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통학안전지도에 ‘지역연계돌봄’ 위치를 반영하고 학생 안전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늘봄 대상 초등 1~3학년 학생이 도보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에 차량을 지원하며, 이 차량은 늘봄 시간 종료 후에도 학교와 늘봄 시설 간 1일 2회 내외로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지역연계 늘봄 기관에 돌봄 교실 시설비, 인건비, 운영비, 차량비 등을 지원하여 늘봄교실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모든 아이를 품는 늘봄학교
부산광역시교육감은 “지역소멸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고 머물 수 있도록 교육, 복지뿐 아니라 돌봄까지 단 한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하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가야 할 길이기에, 시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모두의 지혜를 모아 보완해 나가면서 부모님들의 양육과 사교육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