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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종합

[오피니언]   ‘고귀함’을 찾아서

  • 호수 2024년 창간호 1호
  • 조회수 68
  • 작성자 누리집관리자
오피니언

'고귀함'을 찾아서

부산혜성학교 교감 최성욱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송구영신'의 의미처럼, 지난 학년도를 갈무리하는 때와 맞물려 신학년도를 맞이하는 이 시기에는 왠지 모를 불안감과 설렘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는 학생에게도, 학부모에게도, 교사를 포함한 교직원에게도 매한가지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교육가족의 입장에서 본다면 2024년의 의미가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하다.


이미 우리 부산교육가족들은 지난 몇해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합심하여 슬기롭게 이겨낸 전력이 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갑진년 청룡의 해도 뜻깊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예견해 본다.학교는 사회로 전환하기 이전 원만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한의 경험을 축적하는 기회의 장이다.


특수교육에서 사용하는 용어 중에 '전환교육(transition education)'이 라는 용어가 있다. 이의 사전적 의미를 쫓아 보면 장애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마치고 성인이 되어 사회로 옮아가는 과정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마련하는 교육 모형을 의미한다. 광의의 의미에서 익숙한 장면에서 익숙하지 못한 장면으로 옮겨 가는 모든 상황이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특수교육대상학생으로 선정되어 각급 학교에 배치된 (또는 배치되는) 학생들의 경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시 이전의 상태로 회귀하는 경우를 왕왕 목격하게 된다. 이는 학생이 가진 장애 특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예측 가능하나, 단순히 학교 (교사)의 노력만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란 여간해서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학교, 특수학교 등의 배치 여부를 떠나 학교-학부모, 교사-학부모, 교사-학생, 학생-학부모 등의 이해 당사자 상호간의 신뢰 회복을 통한 믿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각각의 계절'을 쓴 권여선 작가는 모 출판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웃'과 '내 몸' 사이에는 죽어도 못 허무는 영원한 국경이 있으며, 사람이 그 국경 내부에서 홀로 고귀할 수 없으며,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타인과 가장 닮으려는, 거꾸로 타인의 경계를 허물고 타인이 자신과 가장 닮은 존재임을 깨달으려는 정신적 용기가 '고귀함'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공감력을 통해 경계를 허물거나 경계를 더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고 하였다.


서로 간의 '고귀함'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대하며,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부산 교육가족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끝으로 부산교육신문 창간호 발간을 축하드리며, 부산교육가족에서 더 나아가 부산 시민 모두가 기대하는 기관지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본다.

  • 최성욱

    부산혜성학교 교감
부산교육신문에 기재된 기고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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