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용이 하늘로 승천한다는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와 달리 학습량이 많아지고, 친구 관계가 중요해지며,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디지털로 무장한 MZ세대인 우리 아이들은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경험하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춘기', '중2병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2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중3'이 되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정확한 사실이다.
'중2병'은 질환이 아닌 모든 청소년이 겪는 증상이다.
즉, 인생이라는 시간에서 한 번은 지나가야 하는 필수적인 터널인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야 자연스럽게 치료가 된다.
우리는 사춘기를 보내는 자녀들을 시간이 단순히 지나가길 손 놓고 기다려야만 하는 것일까?
사춘기 터널을 좀 더 밝고 건강하게 보낼 방법은 없을까?
중학생 자녀를 둔 우리의 청소년기를 회상해 보자.
그 시절이 행복했다면 본인이 겪었던 그대로 하면 된다.
환경은 많이 변했지만 대학입시라는 거대한 제도와 사회구조는 차이가 없으니, 본인의 청소년기가 행복했다면 아이들과 잘 소통하면서 슬기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안 그랬는데 재는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힘든 시절을 보내시느라 가계 생활이 우선이었기에 교육에 대해 잘 아는 분이 적었다.
'공부는 학교에서 더 많이 배운 자녀가 알아서 잘하겠지'하고 믿어주셨고, 그 믿음 아래 우리는 부모가 되었다.
단군 이래 가장 많이 배우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접한 유일한 세대인 우리는 본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으니, 아이들의 모든 행동이 성에 찰 리가 없다.
거기에서 '중2병'이 시작이 된다. '중2병' 시기 우리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나도 다 알아요!'이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가 다 안다고 부딪히는 지점이 곧 갈등의 시작점이다. 강 대 강으로 맞붙는데 불꽃이 안 튀면 이상할 지경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 시간이 존중받을 때 자기만의 사유를 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
특히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외우는 지식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창의력이다.
'사춘기' 터널을 밝게 지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공유해 본다.
첫째,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자.
청소년기부터 아이들은 자기 판단을 시작하고 행동하려 한다.
자신의 판단으로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부모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아이들의 판단이 미숙할것이라 생각하지말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기특함을 발견해 보자.
둘째, 자녀의 목소리를 경청하자.
청소년이 된 아이들은 부모 앞에서 자기 방문과 함께 입을 닫는다.
문을 강제로 먼저 열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열고 나올 순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자.
그 순간 내내 경청하고 이해해 보자.
셋째, 자녀의 개성을 인정하자.
아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마음에 안들더라도 통제가 가능한 청소년기에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성인이 되어 통제할 수 없는 것보다 낫다.
넷째, 자녀를 시간 부자로 만들어 주자.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시간 여유가 없다.
'왜 그럴까?'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에 시간을 많이 분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기부터 하고 싶은 것에 시간을 투자 할 수 있는 시간 부자로 만들어 주자.
아이들을 믿고 끝내 기다려 주면 푸른 용이 되어 언젠가는 여의주를 물어다 줄 날이 올 것이다.
부산교육신문에 기재된 기고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부산광역시교육청의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