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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어른들의 의무, 좋아하게 만드는 것
  • 2022년 여름 제102호
  • 조회수 : 33
  • 작성자 : 유비텍1

칼럼

어른들의 의무,
좋아하게 만드는 것

 

박선미 온천초등학교 수석교사

 

시는 문학의 핵심이고 어린이들의 언어 교육이나 정서 발달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시를 즐겨 읽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시를 즐겨 읽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시 읽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가 재미있다는 경험, 시를 읽으며 가슴 찡한 감동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를 학습의 대상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은 필자의 동시집 『누워있는 말』에 나오는 「오리발」 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발은 두 개인데/내 발은/간혹 세 개//
-너, 오늘 PC방 갔니 안 갔니?//
엄마가/물어보면/숨겨둔 발/툭/튀어나온다.//

 

 

시를 읽고 동요에 맞춰 노래도 부르고, 엄마와 아이로 나누어 연극도 하고, 떠오르는 장면을 그림도 그리고, ‘거짓말은 절대 하면 안 되는가?’라는 논제로 토론도 하고, 느낀 점을 글로 쓰는 활동을 했다. 어린이들은 “내가 시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 “나도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 양심에 찔린다.”, “거짓말을 오리발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니 시 읽기가 즐겁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좋아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독서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이다. 시 읽기뿐만 아니라 모든 일은 좋아하면 스스로 하게 된다. 책을 좋아하면 스스로 책을 읽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만들까? “가장 자유로운 자세로, 가장 자유로운 마음으로, 책을 놀이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지난 3월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받은 이수지 작가의 말이다. 오락 게임은 하지 말라고 해도 하는 것처럼 책 읽기가 즐거우면 읽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읽을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여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묻는 질문에 많은 현장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독서’라고 답하였다. 인성, 상상력, 창의력, 협업, 소통 능력은 독서 교육을 통해 책을 읽고, 서로 질문하며 함께 생각을 나누고 표현할 때 효과적으로 함양될 수 있 다는 것이다. 그래서 2018학년도부터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국어 교과서 안에 독서 단원으로 들어왔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경험으로 학생들이 독서 습관과 태도를 형성하고, 나아가 평생 독자로 성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독서 단원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책을 선정하고, 책에 나오는 그림과 내용을 보면서 질문하며,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책의 주제와 관련된 토의·토론 활동을 하는 등 읽기 전·중·후 전략을 활용한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해 책을 즐겨 읽는 평생 독자로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적 취지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 결과나 함의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교사나 부모의 의무는 어떻게 하면 책 읽기를 놀이처럼 좋아하게 만들까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책상에서 바른 자세로 읽으라고 잔소리하지 말자.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며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물어보자. 10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1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게 만들자. 새 책을 사는 일이 가장 설레는 일이 되게 만들자”

 

책 읽기가 즐겁다는 경험은 아이들을 평생 독자로 만들고, 책을 통해 깨달은 앎을 삶으로 연결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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