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3일, 나는 평화통일 안보체험교육으로 친구들과 같이 DMZ 방문 체험에 참여하였다. 무더위도 잠시, 수업시간에 사진으로 보고 듣기만 했던 비무장지대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긴 시간의 기다림 끝에 도착한 곳은 임진각으로, 그곳에 들어서기 전 주변을 군인 아저씨들이 지키고 있었다. 군인 아저씨들을 지나 임진각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애석하게도 우리가 더 나아가지 못하는 다리의 이름은 자유의 다리였다. 가이드북을 보니 임진각은 분단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이 자주 오고 여러 기념비도 있다고 되어 있었다. 그 사이에 내 배꼽시계는 밥을 달라며 울었고 임진각 식당에서 배를 채웠다. 이어서 우리는 도라산전망대에 갔다. 도라산전망대는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망원경을 통해 본 북한은 의외였다. 저 멀리 건물이 많이 보였고, 우리나라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평소 분단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했던 나로서는 북한을 직접 보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가족과 헤어지게 된 사람들이 임진각에 와서 건너편의 고향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분단의 아픔을 느끼는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다. 씁쓸하고 미안한 감정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이산가족들이 직접 여기에 와서 북한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조금이라도 그 아픔을 잊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던 도중 이슬비가 와 더위를 식혀주었고 우리는 제3땅굴에 갔다. 입구에는 제3땅굴에 대한 설명이 여러 나라 말로 표기되어 있었다. 헬멧을 쓰고 모노레일을 탄 나는 한껏 기대가 되었다. 드디어 모노레일이 출발하고 아래로 내려가는 동안 옛날에 무거운 짐을 들고 바쁘게 뛰어다녔을 사람들을 떠올려보았다. 머리를 숙이고 걷다보니 끝에 도달했다. 여기서 120m 앞이 북한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지만 갈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다시 돌아오는 길. 북한과의 통일이 된 그 순간을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통일이 되어 북한에 있는 학생들과 학교에서 같이 수업을 듣고, 즐겁게 노는 모습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안다. 통일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나는 통일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해나가리라 마음먹었다. 이번 DMZ 견학은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었고 나에게 많은 감정을 선물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