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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 2013년 1월 전국 교육청 최초로 오피니언리더를 위촉하여 다양한 시각의 글을 홈페이지, 소식지 등에 싣고 있습니다.

부산지역 교육 관계자, 작가 등이 오피니언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월 1회 정도 홈페이지에 글을 탑재합니다.

글에 대한 의견이 있을 경우 담당자 전화(051-860-0222)나 메일(two2man@korea.kr)로 알려주시면 해당 오피니언리더에게
전달하겠습니다.

글읽기 : 지역의 보루, 지방대의 ‘둑’이 무너진다 상세 정보
지역의 보루, 지방대의 ‘둑’이 무너진다
작성자 박창희 작성일 2020.11.04

지역의 보루, 지방대의 ‘둑’이 무너진다

박창희 (경성대 신방과 교수, 스토리랩 수작 대표)

지방을 떠받치는 인재풀의 보루(堡壘)가 무너지고 있다. 우려했던, 이미 예고됐던 지방대 몰락의 신호탄이다. 지방대 몰락은 지방의 붕괴, 소멸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악몽이다.
초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 가속되는 수도권 집중, 대학 서열화, 균형발전의 지체, 교육당국의 무책임이 겹쳐 지금 지방대학들은 생존의 벼랑에 내몰렸다. 반면, 수도권 대학들은 지방 인재를 빨아들여 등록생이 넘쳐 고민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일그러진 대학 풍경이다.

지방대가 맞딱뜨리고 있는 충격적 상황은 최근 국감에서 드러난 몇가지 수치로 간단히 확인된다. 지방 거점 대학인 경북대는 지난 5년간 무려 3,000여 명이 자퇴했고, 이들 중 95%는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는 모집인원(4,509명) 대비, 합격 포기 인원(3,397명)이 75.3%였다. 모집인원 대비 4명 중 3명이 다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등록을 포기했다는 것이다.(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지역 거점 대학 중에서도 명문대로 꼽히는 경북대와 부산대의 사정이 이 정도이니, 타 지방대의 사정이 어떠할지는 미루어 짐작된다.

수도권 대학의 정시 추가합격이 발표될 때면 지방대들은 등록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광경을 대책없이 지켜본다. 등록생을 붙잡을 수도,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 '인(In) 서울' 열풍 속에 지방대의 보루는 이미 무너져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재정난을 겪게 되고 구조조정에 나서거나 최악의 경우 폐교를 선택한다. 폐교는 해당 지역의 경제를 황폐화시킨다. 남원 서남대, 동해 한중대, 양양 관동대 분교 등의 폐교가 불러온 파장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한 현실에서 어디든,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참담한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예고된 터라, 지방대로선 이렇다할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국가의 기둥과 서까래가 내려앉는 데도, 정부는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듯하고,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만 매몰돼 있다.
떠오르는 해결책은 국가 균형발전 정책인데, 그마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현 정부의 지방분권·국토균형발전 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당최 가늠할 수가 없다. 기회 있을 때마다 분권·균형을 얘기해놓곤 수도권 집중 완화나 공공기관 이전 등 결정적인 문제엔 한발을 뺀다. 지방의 볼멘 하소연과 아우성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돈과 사람, 물자를 다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차단 또는 완화할 대책을 내놔라. 국가든, 도시든, 대학이든 균형감과 형평성은 공동체 유지의 근간이다. 수도권은 과식·포식으로 뒤뚱거리고, 비수도권은 박탈과 소외로 신음하는 현실. 이런 극단적 양극화로 어떻게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인가.
균형발전은 지역의 여건, 실정에 맞게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다. 수도권 경제에 맞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동남권(부·울·경)의 경우 광역경제권 구축 및 메가시티 조성이 현안이다. 정부가 주창한 한국판 뉴딜정책에 기대를 걸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뉴딜은 튼튼한 고용 안전망과 사람투자를 기반으로 지역 활로를 여는 프로젝트다. 지역 일자리가 창출되면 지방 인재는 떠나지 않을 것이고, 지방대의 보루는 지켜질 것이다.

교육부부터 팔을 걷고 나서라. ‘알아서 살아 남으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지방대가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라는 것은 형평성에도 안맞고 정당하지도 않다. 지역 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특화된 육성정책을 펴고, 대학 차원에서는 학과 통폐합, 온라인 공유 및 학점 교류 등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 국회 입법 과정에 있는 ‘국가교육위원회’를 하루빨리 출범시켜, 대학 개혁과 지방대 위기 타개책을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2024년에는 올해 입학 정원 대비 12만4000여 명이 부족해진다고 한다. ‘예고된 미래’가 시시각각 다가온다. 지역적으로는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즉 영호남부터 중부권으로 폐과·폐교 사태가 확산할 것이란 예고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오피니언리더의 의견은 부산교육 정책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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